이색 박물관을 찾아서 '덕포진교육박물관'

전직교사부부 김동선·이인숙 관장, 옛 교실 그대로 복원 희귀

경인투데이 | 기사입력 2012/03/12 [17:23]

이색 박물관을 찾아서 '덕포진교육박물관'

전직교사부부 김동선·이인숙 관장, 옛 교실 그대로 복원 희귀

경인투데이 | 입력 : 2012/03/1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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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 땡, 땡…”

근래에는 듣기가 힘들어진 학교 종소리. 우리에게 익숙한 ‘학교종이 땡땡땡’이란 동요를 교과서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다. 이는 학교에서 더 이상 종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잊혀져 가는 학교 종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장소가 있다. 바로 김포에 있는 덕포진교육박물관이다.

덕포진교육박물관은 20년간 교사로 재직하다가 불의의 사고로 시력을 잃어 교단을 떠나야만 했던 아내(이인숙 관장)를 위해 학생들을 다시 만나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지킨 남편(김동선 관장)이 합심해 설립한 박물관이다. 교단을 떠나기 전 마지막에 담임을 맡았던 3학년 2반이 그대로 재현되어 있고 학생만 바뀌었을 뿐이다. 학생은 바로 박물관을 찾는 모든 관람객이다.

살아 있는 창의·인성의 학습장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은 빨간색 벽돌의 낡은 학교 건물에서 울려 퍼지는 학교 종소리를 들으며 입장한다. 아이든 어른이든 모두가 3학년 2반 학생이 돼 1960년대 옛 교실에 입장해 이인숙 관장의 풍금반주로 ‘과수원길’, ‘오빠생각’, ‘반달’, ‘퐁당퐁당’ 등의 동요를 부른다.

풍금수업이 끝나고 이어지는 김동선 관장의 2교시 수업. 옛날 말썽꾸러기들이 벌을 섰던 ‘걸상 들기’, 책가방이 없어서 보자기에 책을 메고 다녔던 ‘책보’, 전기가 없어 손수 선생님이 직접 그리신 ‘그림 연극틀’을 직접 체험해 보며 1960년대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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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이 끝나면 어린이들은 달라진다. 처음 박물관에 들어서자마자 느꼈던 낡고 오래된 물건들, 거기서 나오는 쾌쾌한 냄새에 대한 불평은 사라지고 진정으로 할아버지·할머니들이 어렵게 사셨던 옛날의 삶을 간접 체험하며 오늘날의 풍족함에 감사하고 부모님들의 희생에 존경심을 가지게 된다.

어른들 또한 옛날의 추억과 회상으로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여러 소장품과 관련된 자신의 경험을 늘어놓기 시작하며 아이들과 소통하고 교감한다. 시각장애를 가진 이인숙 관장의 풍금 반주와 시낭송은 박물관을 진정한 창의·인성의 학습장으로 만든다.

박물관 관람은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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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이 끝나면 전시장을 관람하게 된다. 1층에 위치한 ‘인성교육관’에는 문방구, 만화방, 사진관, 이발소 등 옛 생활사 코너들이 자리 잡고 있다. 2층의 ‘교육사료관’으로 올라가면 훈장선생님이 앉아 있는 ‘안행골 서당’부터 일제강점기, 1~7차 교육과정까지의 변천사를 둘러볼 수 있다. 그 중 1970년대 작성된 초등학생의 그림일기가 인상적이다.

3층의 ‘농경문화관’에서는 농경문화와 관련된 농기구와 살림살이들을 접할 수 있다. 맷돌을 돌리는 나무 막대기의 명칭이 ‘어처구니’라는 설명에 무릎을 치고, 옛날 비옷 ‘도롱이’를 ‘허수아비’와 구별하는 재미가 있다.

박물관 관람이 끝나면 바로 옆에 인접한 덕포진 방문을 빼놓을 수 없다. 덕포진은 사적 제292호로 지정된 신미·병인양요의 격전지로 우리 조상들의 처절했던 전쟁사를 경험할 수 있으며, 강화도가 바라보이는 포진지는 고요하고 아늑한 풍경을 전해준다.

근래에 생긴 박물관 주변의 둘레길은 하루 나들이 코스로 제격이다. 60-3번 버스를 타고 대명초등학교에서 하차해 박물관과 덕포진을 관람하고 둘레길을 이용해 대명항으로 가면 함상공원과 싱싱한 수산물까지 만날 수 있다.

박물관은 김포시 대곶면 신안리 232-1번지에 위치하고 있다. 관람료는 어른 25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500원으로 단체관람(20인 이상, 예약 필요)은 20% 할인된다.

박물관 관람시간은 연중무휴이며 동계(11월~2월)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하계(3월~10월)는 오후 6시까지이다. 자세한 문의사항은 홈페이지(www.덕포진교육박물관.kr)를 방문하거나 전화(031-989-8580)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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